우연의 연속.
우연과 우연이 만나서 문득 인연이 되고
인연과 인연의 연결고리가 우연을 만든다.
어느 것도 내 의지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을 지켜보았다.
내 옆에, 내 앞에 등장인물들이 바뀐다.
하나의 장막이 끝나고
다른 하나의 단막이 시작된 것 같다.
기운을 바꾸기 위해 노력은 했다.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
밝은 얼굴
밝은 목소리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갈고 닦고자 노력했다.
어느날 처음 본 사람이 주선한 소개팅에 나갔고
처음 본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두번째가 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솔직하게 얘기를 하는데
처음 본 사람은 그닥 말이 없다.
말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그저 웃고만 있고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그저 웃고만 있다.
상대방이 말을 하기를 기다려본다.
다그치지 않고, 굳이 뭐라 하지 않고
말하고 싶을 때가 되면 하겠지.. 하고 침묵이 이어져도 가만히 있어본다.
침묵의 사이에
침묵의 공간에
울림이 있었다고 훗날 그가 말을 하였다.
그 울림은
본인을 이해해 준 것 같았고
공감해 준 것 같았고
고마움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재미없고 말이 없던 사람인 줄 알았던 그는
전화를 할 때면 끊지 않는 수다쟁이가 되고
웃기고 즐거운 말을 쏟아낸다.
많은 것을 느끼지만
소중한 사람을 볼 때의 눈빛과 말들
애정 어린 모든 행동들을 보게 된다.
이는 오랜 세월 잊고 있었던 이 따뜻한 사랑과 포근함을
다시 기억하게 해주는 것 같다.
그동안 고생많았다고.
그는 잔잔한 호수와 같아서
평온하고 쉼터가 되어주고
나를 기다리며 반겨주는 애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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